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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긴 호흡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 며칠까지 쓸 수 있을까

by 김승원이 2024. 1. 30.
근본없는 이야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개인의 생각입니다.

 

나는 지금어언 4일째 같은 편의점 500ml 플라스틱 물병에 물을 마시고 있다. 당연히 씻지 않는다. 청결을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일회용 물병을 사서 쓰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물병이 신경쓰인다. 많은 이들이 더러워서 신경이 쓰이는 것이라고 떠올리겠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나름의 공공장소에서 이 물병을 일주일동안 계속 사용하는 것을 노출하는게 신경 쓰인다.

사실 놀랍게도 나는 이 물병의 물을 마시면서 찝찝함을 느낀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실제로 플라스틱이지 않은가? 이 물병은 기본적으로 썩지 않는다. 자연상태의 이 물병이 더러워질 일은 내가 느끼는 시간 동안에는 찾아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물병이 더러워지고 물병을 씻어서 사용하는 이유는 입 속 세균 때문이다. 우리가 물을 마시면 순간적으로 우리의 입 속 침과 물의 혼합이 일어나며 입 속에 살아가는 수많은 미생물이 물병 안으로 침투하고 시간이 흐르면 악취와 함께 더이상 쓸 수 없는 물병이라는 신호를 보내온다. 그래서 나는 물병이 더러워지지 않게 하기 위해 물을 마실 때 입을 병의 입구에 대지않고 물을 마신다. 그러면 이 물병은 평~생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이론을 증명하는 근거가 내 눈앞에 있다. 이 물병은 무려 4일동안 약 5~10L의 물을 받아내고 배출하는 과정을 거쳤음에도 물에서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 .

그래서 나는 이 물병을 내일 하루 더 사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쿨하게 이 물병을 분리수거 통에 버릴 것이다. 5일이나 사용됐다면 이 물병도 자신의 가치에 대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거다. 근대 다음주까지 써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이 물병이랑 정이 좀 들었다. 일주일 동안 끊임없이 만지작거리고 턱을 괴고 물고 빨고 별 짓을 다하다 보니 이 작은 물병에도 정이 들었다.

지금 바라보니 이 물병을 만들 때 디자인에 꽤 신경을 쓴 느낌이 난다. 물병의 머리 부분에는 머리 부분이 깨진 유리병같은 모습을 하고있다. 또 중간중간 파인 홈의 깊이도 층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 물병은 세븐일레븐에서 1+1으로 1100원에 산 개당 500원 짜리 물병인대 지금보니 꽤나 깊이있어 보인다. CU의 500ml한병 800원 짜리 물병보다 100배 나아보인다. 나름 라벨도 있고 1974년 부터 생산했다는 긴 역사도 있다. 이 물병 사실 놀라운 존재일 지도 모르겠다.

이 물병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나에게 왔을까? 어디서 태어나서 어떤걸 타고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책상 위에서 길다면 긴 5일의 역사를 살아가고 있을까 이 물병은 경기도 포천시에서 23년 12월 20일에 태어났다고 한다. 헉.. 놀랍게도 나와 생일이 같다. 이 친구 정말 나와 만날 운명이었던 것 같다. 갑자기 이 친구를 버리는 행위에 대해 죄책감이 느껴질 것 같다. 뭔 병신같은 소리지 물병이 뭘 안다고 죄책감을 느끼냐 죄책감은 사람한테 느끼는 것이다. 길에 쓰레기를 버려도 쓰레기한테는 미안하지 않다. 이 쓰레기를 치울 사람들에게 미안한거다. 이 물병은 그냥 버려도 된다.

물병을 버리면 재활용을 어떻게 하는걸까? 애정했던 물병이 다음생은 어떻게 태어날지 그 과정이 궁금해진다. 재활용을 하면 녹일까? 플라스틱을 녹여서 새로운 물병을 만드는걸까? 플라스틱은 뭐로 만들었지? 내가 기억하기로 플라스틱은 석유 폐기물로 만든다고 들었던 것 같다. 그럼 녹이면 플라스틱 병으로 다시 만들 수 있을까?

사실 분리수거를 하면서 이게 재활용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늘 의문이 있었다. 분리수거 통에도 늘 일관적으로 분리수거 되지는 않지 않은가. 어떨때는 좀 지저분한 것도 섞이고 어떨때는 제대로 분리가 되지 않아 다른 계열의 재활용 쓰레기가 섞이기도 한다. 근대 어떻게 재활용을 하는거지?

재활용 방식에 대해서는 나중에 적어보겠다.